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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020년 10월 12일 출간
정가 : 14000원 | 쪽수 : 220쪽
임경선의 '가만히 부르는 이름'을 읽고
대학생이 되기 전 까지 나는 한번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걸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영화관에 가면 now showing에 걸려있는 영화 중 광고나 포스터가 흥미로워 보이는 것을 골라 봤고 그 행동에 대해 한번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지금도 잘못됐다고는 생각안함. 관심이 없는 거라 생각)
그러다 대학교 2학년 때 같이 팀플을 하게된 오빠랑(짝사랑)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었고, 영화에 대한 나만의 '기준(철학)'이 없던 나는 처음으로 그것에 대한 '기준'이 있는 사람이 추천해준 영화를 보게되었다. 그 영화는 '트루먼쇼'였다.
한번도 영화라는 것을 찾아보거나 궁금해 한적이 없던 나에게 '트루먼 쇼'가 준 의미는 굉장히 컷다. 12학번인 내가 1998년에 나온 옛날 영화를 구지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는데, 그 옛날 영화가 촌스럽기는 커녕 오히려 지금 나오는 수 많은 상업 영화보다 훨씬 상상력이 뛰어났고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를 계기로 '이게 영화구나.' 라고 처음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로 '시계태엽 오렌지'라던가 ', '파이트 클럽', '포레스트 검프', '쇼 생크 탈출' (트루먼 쇼 만큼 좋은 영화가 많았는데 글을 쓰려고 하니 딱 제목이 생각이 안남..)같은 고전 영화 명작들을 찾아보며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만의 영화 보는 눈을 길렀던 다신 돌아오지 않을 외롭지만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책'에 대해서 나만의 기호를 찾지 못한 것 같다. 영화는 아마 수백 편은 봤을테지만,, 내가(머리 좀 크고 나서) 책을 수백 권 읽었을까? 내가 읽는 이 책이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뭔지 모르고 남들이 좋다고 하니, 나도 읽은 후에 좋았다고 하는 걸까??
독서 클럽을 하게 된 후로는 항상 독후감을 쓰게 되는데, 나는 경제서적을 읽는 클럽을 들었고, 경제지식이 없다보니 항상 읽고 나서 쓰는 글은 '좋았다.'는 투였다. 그런데 다른 분이 쓴 글에는 '나는 이러이러한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는 '자신'의 의견이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의견일 뿐이겠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기반 지식이 없고, 또 그에 대한 기준(철학)이 없는 나에게는 '아 이게 반대의 의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구나.'라는 생각을 처음하게 되었고, 그런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자체가 훌륭해 보였다. 그 만의 지식이나 의견을 책의 저자에 빗대어 낼 수 있는 그 지경이 뭔가 훌륭해 보였다...
그래. 그때 놀란 이후로도 나는 여전히 책을 보는 범주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은 분야인 경제서적들을 열심히 읽어 나갔다. 그리고 평소처럼 내가 원해서 책을 읽을때는 항상 에세이, 산문 쪽에서 골라 읽었다. (아마도 이석원 책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에세이라는 분야에 대한 극호로 틈이 나면 편하게 집어드는 책이 나에게는 '산문, 에세이'가 되었다.)
그러다 최근 나에게 상처를 준 소개팅남과 책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어김없이 나는 에세이를 주로 읽는 다는 얘기를 하게되었고, 돌아오는 대답은 '왜? 그게 호흡이 짧아서?'라는 말이었다. 나의 대답은 '호흡이 짧아서라기 보단 에세이를 읽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 같아 좋다.'는 대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최근까지 어쩐지 연달아 에세이를 읽던 나는 은연중 저말이 쓸데없이 떠올라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고, 갑자기 에세이가 읽기 싫어졌다. (ㅋㅋㅋㅋ 나 또라인가..ㅋㅋㅋㅋ) 그리고 독서클럽에서의 일도 그렇고 문득 내가 책을 너무 편식하나 싶어 무조건 에세이 말고 호흡이 긴 책을 읽고 싶어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회사 1층에 있는 아크앤 북으로 뛰쳐내려가 소설 하나 시집하나를 집어 바로 계산했다. 바로 그책이 임경선의 '가만히 부르는 이름'과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 '마음챙김의 시'이다. 휴.. 책하나 고르는데 참 서론이 길다.
2020/12/10 - [책이야기] -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이석원 - 2인조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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