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토요일엔 토익을 봤다. 하루 전날인 금요일 저녁엔 '그냥 보고 오자.'라는 가벼운 마음이 무색하게 쓸데없이 의욕적이었던 내가 미웠다. 시험장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토익 시험장을 향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시험장은 코로나라 해도 고사장이 30고사장까지 있었고, 역대급 한파를 기록하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아침 너무 추워 부들거리는 손으로 2시간 동안 시험을 봤다. 오랜만이었다. 2시간동안 200문제를 내리 집중해서 풀어냈던게 몇년만인가. 시험을 다 보고나서는 뭔가 기분이 좋았다. 잘 보고 못 보고의 결과와는 전혀 상관없이.
토익을 본 그 주 주말 내내 아무데도 가지 않고 집콕을 했다. 이제는 주말 2일을 집콕을 한다해도 몸에 좀이 나지 않는다. 너어무 춥기도 춥고, 카페도 갈 수 없고, 그나마 나간다해도 9시에 닫고, 또 요즘은 돈도 별로 쓰고 싶지 않아서..? 무튼.. 월요일인 오늘은 회사에서의 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풀로 쉬어주고 나서 일을 하니 집중도 잘됐고, 급하게 처리해줄 일들도 있었고.. 겸사겸사..
그렇게 퇴근을 하고 구의역 부동산에 들러 집 2군데를 보고 왔다. 미루고 미루다 이삿날이 정확히 2월 23일로 정해지다보니 발등에 조금은 불이 떨어졌나보다. 퇴근하고 집을 보러 가다니. 1억8천, 2억 2천. 나 한몸 서울에서 사는데 이렇게 큰 돈이 필요한 일일까. 금액을 생각해보면 참 내가 뭐라고 싶다가도. 지금 우리 집 실평수 5평. 약 2년 동안의 시간을 생각해 보면 다음엔 꼭 넓은데로 가리라 다짐했던 나는 뭐였나 싶기도 하고. 대출을 받으면 된다지만 대출도 대출이자가 있고, 그렇다보면 전세여도 월세같은 돈을 매달 지출해야한다. 나 돈모아야 하는데.. 2년동안 회사생활을 하며 3000만원을 못모았다. 뜻밖에 슬픔.. 쩝 그러나 난 또 카드를 긁겠지.
그리고 구의역에서 초희언니를 만나 언니집에 갔다. 처음 언니 집에 가는거라 동네 슈퍼에 들러 언니한테 필요한 생필품을 몇개 같이 샀다. 그리고 언니네 집에가서 언니의 새로생긴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며 피자를 먹었다. 시시콜콜한 일상이야기. 언제나 밝은 초희언니가 가끔은 뭐가 그리 기쁜가 싶을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언니의 성격의 귀함과 소중함, 고마움을 안다. 난 건방졌고, 의심이 많았다. 그리고 언니를 만나면 주려고 썼던 편지와 내가 읽었던 책 중 괜찮은 내용이라고 생각한 '돈의 속성'을 선물했다. 책보다 언니가 좋아할만한 다른 걸 선물하면 좋았을테지만.. 편지만 줄 수 없었고(연초에 주려다 이미 1월 11일.. ) 다른 선물을 고를 시간이 없기도했고.. 이 책은 엄마 아빠도 좋다 해주셨기에 실패할 확률이 적기도했다. 무튼.. 언니는 책과 편지를 받고 너무 고맙다했고, 기뻐하는 언니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나의 요새의 하루하루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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